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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잡담] 백준 1천 문제 성공 + 근황

by 서원두 2022. 11. 5.

256일째 되는 날에 1천 문제를 풀었다

오늘 1천 개의 문제를 풀었다. 마침 백준을 시작한 지 256일이 되던 때다.


정말 많은 시간을 힘들게 보냈다.

모든 게임 회사의 공채가 끝난 것을 확인하고 내 원래 꿈이었던 게임 회사 취업을 포기하기로 마음먹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어차피 계속 매달려봤자 좋은 일은 없을 뿐이기도 했지만, 사람이라는 생명체가 미련을 그리 버리기가 어려운지라 그렇다. 어떻게 보면 멘탈 문제긴 하지만 말이다.

그러던 와중에 헤드헌터의 연락이 카톡+메일로 와서 "에이 또 스팸이 왔나..." 싶은 마음으로 봤는데, 아니었다. 헤드헌터를 통해서만 채용하는 공고였다. 게다가 내가 대학원 때 했던 것과 꽤 유관한 포지션이었다.

너무나도 지쳤고 마음고생이 심했던 차에 왔던 연락이었는데 참 많은 고민을 했다. 내 소중하고 오랜 꿈을 돈과 시간을 축내면서 지켜야 하는지, 아니면 그래도 할 수 있는 것부터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었다.

하지만 이번 일련의 도전들을 통해서도 내가 이뤄낸 것이 없었기 때문에 게임 회사에 가는 것은 이젠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느꼈고, 결국 지금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만 했다.

많은 괴로움을 느꼈지만, 결국엔 무언가에 홀린 듯이 헤드헌터 연락을 받은 그날 밤에 CV랑 포트폴리오를 보냈다. 서류 결과는 다음 주쯤에 나온다고 했으니, 또다시 기다려야 하는구나 싶다.


요즘 최고의 화두는 당연히 월즈 2022다. LCK 내전이 이뤄짐과 동시에 결승에 올라온 양 팀 모두 역대급 서사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페이커와 데프트의 서사가 가장 큰 편인데, 페이커은 5년 만의 결승에 강림한 악마라는 서사, 데프트는 드라마 각본으로 써도 욕먹을 수준의 소년만화의 주인공이라는 서사를 갖고 있다. 난 그냥 이 둘 중에 누가 이기길 바라기보다는 단지 이 두 팀이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길 기도할 뿐이다.

Unkillable demon king vs Unbreakable heart

놀랍게도 이 둘은 나와 동갑(1996년생)이다. 그래서 더 이입되는 건가...

T1의 서사도 진실로 대단했지만, 아무래도 DRX, 특히 데프트 선수의 서사에 관심을 정말 많이 갖게 되었다. 데프트 선수는 부정할 수 없는 최고의 원딜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숱하게 많은 좌절을 월즈에서 겪었다. 올해에는 LCK 서머에서 팀이 최악의 폼으로 끝났고, 이 때문에 가까스로 월즈 선발전에서 마지막 티켓을 잡았음에도 모든 것이 의문부호 투성이었다. 특히 데프트 선수는 올해가 마지막일 수 있고, 팀은 언제나 역배의 편에 있었으며, 월즈 중간중간에 말도 안 되는 고난까지 찾아왔었다. 하지만 플레이 인 스테이지부터 그룹 스테이지, 녹아웃 스테이지까지 보란듯이 이겨내며 끝끝내 결승까지 간 그 모습이 그저 멋지고 존경스러웠다.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라 해도 정말 강인한 마음을 가지지 못하면 이뤄낼 수 없는 일을 그는 해낸 것이다.

나도 단순히 꿈만 가지고는 뭘 이뤄내기가 정말 어렵다는 걸 절감했다. 무엇보다도 최근에 나의 소중했던 꿈이 크게 좌절되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이 서사에 이입이 되었다. 그러던 찰나에 오늘 유튜브의 이상한 알고리즘을 통해 이 영상을 보게 되었다.

데프트와 쵸비에게 영향을 받은 용준좌 [HLE 힐링식당]

혼자의 노력만으로 이뤄낼 수 없는 목표에서 벗어나 매일매일 본인이 컨트롤할 수 있는 목표를 이뤄낸다... 다만 그것이 결코 거대한 꿈을 버린 것이 아니다...

잘 해내는 것은 어렵지만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하는 것은 자신이 있다...

이 두 말을 듣고 눈물을 정말 많이 흘렸다. 정말 많은 위로가 되었다.

다시 힘내서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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