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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잡담]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by 서원두 2022. 11. 21.

대망의 2022 월즈가 끝난 지도 2주가 넘어갔다. 역대급이라는 말을 남발했던 과거의 월즈와 달리 이번엔 정말 역대급이라는 수식이 안 아까운 전설의 월즈가 되었다.

WORLDS 2022 | Moments & Memories

드라마도 이렇게 각본 쓰면 욕먹을 수준이다. 소년만화조차 이렇게 스토리를 만들면 독자한테 비현실적이라고 욕먹을 것이다. 최고의 순간을 생방송으로 같이 한 것이 그저 기적이었다. 마지막 경기가 끝났을 때 "이게 말이 돼???"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번 월즈에서 나온 불후의 명언인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은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에게 큰 위로가 됨과 동시에 굉장히 큰 자극이 되어주었다. 말 그대로 낭만을 대표하는 명언이 되었다.

이 문구에 대한 웃긴 사실이 있다면, 정작 데프트 선수는 인터뷰 때 이 말을 한 적이 한 번도 없고 기자가 선수의 말을 줄이다가 불후의 명언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래도 데프트 선수가 우승 이후에 이 말을 꺼내서 선후관계가 이상하긴 하지만 어쨌든 데프트 선수의 명언이 되었다.

정작 이 인터뷰를 했을 때 데프트 선수는 이 말을 한 적이 없다

이 말이 정말 절묘했던 것이, 데프트 선수의 10년 프로 인생을 한 문장 안에 묶어냈다는 점이다. 항상 최고의 원딜로 언급되었지만 월즈와의 인연은 하나도 없었고, 은퇴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서도 꾸준하게 보여줬고, 결국 우승으로 증명했기 때문이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갈대와도 같다. 자라기는 굉장히 쉽다. 하지만 어느 시점부터 자라는 것이 멈추게 되고, 바람에 의해 쉽게 흔들리고, 누군가에 의해 쉽게 꺾이기 쉽다. 그만큼 강인한 마음을 가진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저 말 말고도, 우승 인터뷰 때 나왔던 "이 자리(월즈 우승)에 서 있는 것을 데뷔한 이후로 하루도 빠짐없이 상상했다"라는 말에서도 큰 울림을 받았다. 이 말을 10년 차 프로게이머가 했다는 것이 정말 소름이 끼칠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 희망을 가지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 희망이라는 것이 이루기 힘들어질 때마다 계속 희망을 좇게 되면 사람이 되려 좀먹게 되어서 결국 미쳐버리게 만든다. 그런데 데프트 선수는 그걸 이뤄냈다.

진짜다


최근까지 게임회사에 도전했던 것이 솔직히 미련 없다고 하면, 당연히 아니다. 그 꿈은 나를 컴퓨터공학과로 이끌었던 정말 소중한 꿈이기도 했고, 게임회사의 로망이 당연히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지 않은 기간 동안 도전했음에도 실패한 거라면 내가 그 산업에서 필요로 하지 않는 인재라고 생각한다는 뜻과 다름없었기에 많은 좌절을 겪었다. 아직도 난 그 생각만 하면 굉장히 괴롭다.

하지만 이번에 헤드헌터 소개로 제안받은 두 헬스케어 회사가 있음을 보고 많은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내가 필요한 곳이 있구나 싶은 생각과, 결국 첫 꿈은 이룰 수 없는 건가 같은 생각이 상반되게 충돌되었다.

뭐든 처음은 정말 이룰 수 없는걸까

하지만 희망이 사람을 미치게 한다는 것을 굉장히 잘 알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할 수 있는 현실을 택하기로 잠정적으로 결정 내린 것 같다. 이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억겁의 고민과 괴로움을 느껴야만 했다.

이렇게 결론을 내린 이상 이제 게임 업계 쪽의 미련은 떨치는 게 가장 큰 숙제인 것 같다. 그래도 둘 중 어디라도 합격되면 많이 떨쳐지지 않을까 싶은 게 내 생각이다. 만약 뽑아만 준다면 그곳에서 내 실력을 보여주고 싶고, 증명하고 싶다.


참 많은 생각이 머릿속에서 오고 가는데 의지할 사람 없이 나 혼자서 버티기가 참 힘들다. 그렇다고 다들 바쁘고 본인 일 할게 많은지라 이걸 누구한테 말할 사람도 없는 게 현실이긴 하지만 말이다.

어떻게 보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말이 사실 굉장히 희망고문의 끝판왕 발언일 수 있다. 하지만 데프트 선수는 증명해냈다. 인생이 힘들고 어려워도 결국 저 꺾이지 않는 마음이 있었기에 끝끝내 이겨낸 것이다.

나도 데프트 선수처럼 꺾이지 않는 강인한 마음을 가지고 싶다. 과거의 열정, 욕망, 패기를 지금도 가져가고 싶다. 정말 절실히 이뤄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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